발달장애인이 방송에 나오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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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소연 작성일18-07-16 10:41 조회11,5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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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방송에 나오면 안 되나요?
발달장애인의 진짜 삶 대중들에게 보여줘야 할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13 14:12:51
솔직히 이 이야기를 했어야하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7일에 MBC TV로 방송된 <전지적 참견시점>(이하 전참시) 방송에 솔직히 유감을 표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전참시 해당 방송분에 출연한 배우 신현준씨의 행동 하나가 제게는 분노를 일으킬만한 사건이었기 때문이죠.
사건을 간단히 요약하면, 전참시 방송 진행자들이 방송 도중 신현준에게 해당 배우의 대표작인 영화 <맨발의 기봉이> 연기 재연을 요청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거부하지 않고 재연을 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익숙해져서 그 캐릭터를 재연하는 것이라는 것에는 문제는 일단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 캐릭터는 다시는 재연해서는 안 되는 캐릭터였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은 많이 알려진 대로 지적장애인, 즉 발달장애인입니다.
영화의 실제 내용에서 나온 대로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가는 모습 그런 이야기에 대한 재연이라 해도 조금은 껄끄러웠을 텐데(아직도 그 영화가 남긴 이미지에 갇혀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므로), 실제 재연 내용은 비장애인들에게 있어서는 ‘발달장애인을 비하할 목적으로 하는 흉내’에 가까웠던 것이지요.
우리 발달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비장애인들에게 ‘이상한 행동’이라고 보인 일이 종종 있습니다.
얼마 전 토론회를 갔는데 아마도 신나는 파티가 아니고 계속 토론과 기조발표로 이뤄진, 어찌 보면 ‘지루한’ 행사여서 언어로 표현했다면 “지루하니까 빨리 끝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발달장애인이 언어가 아닌 소리를 지른 잡음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저는 최대한 이해했습니다.
그나마 이 이슈가 발달장애인 관련 이슈에 관한 토론회라 발달장애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러니 ‘발달장애인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토를 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죠.
우리는 이럴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의 일상적인 행동이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는 ‘독특한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하겠죠. 발달장애인의 일상은 그냥 ‘문법’이 좀 다르기에 ‘라이프스타일’이 다른 것 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넘어가다 보면 발달장애인 연기를 비장애인이 하면 어떤 시선으로 보면 발달장애 이해라는 실천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는 적고 발달장애라는 이미지만 확대재생산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발달장애인의 일상은 없고 발달장애의 특정한 이미지가 남을 뿐이죠!
영국의 한 발달장애인 인권단체에서는 공개적으로 ‘비장애인이 발달장애인 배역을 맡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들이 내놓은 대안은 발달장애 당사자가 직접 방송과 영화에 출연하여 발달장애인의 진짜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도 그랬지만 한국에서도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가 하나 둘 있는 수준이고 발달장애 당사자 연예인은 없습니다.
하긴 한국에서 성소수자 정체성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방송인 홍석천씨도 성소수자 정체성 공개인 ‘커밍아웃’ 이후 한동안 방송에서 배제당하던 것이 지난날의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정체성’을 가진 연예인이 한국 연예계에 정착하는 것이 어려운 세상에서 발달장애인 연예인 같은 사례를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진짜로 해야 하는 일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지만요.
발달장애인 방송인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단지, 그 ‘예능감’이 있는 발달장애인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서 발달장애인 방송인으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발달장애인을 가까이 더 가까이 대중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발달장애인이 미디어에서 필요할 때 그 미디어가 소화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을 찾는 것입니다. 이제는 비발달장애인이 발달장애인 역할을 하는 것에 신중해져야 할 것입니다.
발달장애인도 이제 방송에서 ‘장애를 극복한’ 이런 식의 수식어가 없이도, 그저 ‘그 사람의 이야기 더하기 발달장애’ 이런 문법으로 나갔으면 합니다. 비발달장애인은 이제 발달장애인 역할을 하는 것은 그만하고요. 발달장애인 역할은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그런데 걱정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에 ‘예능감’이 있는 당사자가 얼마나 있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장애를 묘사하는 것이 아닌 그냥 그 사람의 캐릭터에 발달장애가 추가된 그런 모습으로 나오는 그런 것으로.
만약, 제가 방송에 나간다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나 역사나 여행프로그램, <썰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같은 시사 예능에 나가는 말 잘하고 재미있는 사람인데 발달장애가 추가된 사람으로 묘사되고 싶네요.
앞으로는 발달장애인이 이른바 감동 다큐멘터리(실제로는 호주의 방송인이자 장애인 인권활동가인 스텔라 영의 표현대로 감동 포르노이지만)나 <사랑의 가족> 이런 것에만 보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도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개인적인 ‘깔때기’를 대자면, 저도 방송 나가고 싶어요. 연락 주실 분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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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에 MBC TV로 방송된 <전지적 참견시점>(이하 전참시) 방송에 솔직히 유감을 표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전참시 해당 방송분에 출연한 배우 신현준씨의 행동 하나가 제게는 분노를 일으킬만한 사건이었기 때문이죠.
사건을 간단히 요약하면, 전참시 방송 진행자들이 방송 도중 신현준에게 해당 배우의 대표작인 영화 <맨발의 기봉이> 연기 재연을 요청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거부하지 않고 재연을 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익숙해져서 그 캐릭터를 재연하는 것이라는 것에는 문제는 일단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 캐릭터는 다시는 재연해서는 안 되는 캐릭터였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은 많이 알려진 대로 지적장애인, 즉 발달장애인입니다.
영화의 실제 내용에서 나온 대로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가는 모습 그런 이야기에 대한 재연이라 해도 조금은 껄끄러웠을 텐데(아직도 그 영화가 남긴 이미지에 갇혀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므로), 실제 재연 내용은 비장애인들에게 있어서는 ‘발달장애인을 비하할 목적으로 하는 흉내’에 가까웠던 것이지요.
우리 발달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비장애인들에게 ‘이상한 행동’이라고 보인 일이 종종 있습니다.
얼마 전 토론회를 갔는데 아마도 신나는 파티가 아니고 계속 토론과 기조발표로 이뤄진, 어찌 보면 ‘지루한’ 행사여서 언어로 표현했다면 “지루하니까 빨리 끝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발달장애인이 언어가 아닌 소리를 지른 잡음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저는 최대한 이해했습니다.
그나마 이 이슈가 발달장애인 관련 이슈에 관한 토론회라 발달장애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러니 ‘발달장애인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토를 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죠.
우리는 이럴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의 일상적인 행동이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는 ‘독특한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하겠죠. 발달장애인의 일상은 그냥 ‘문법’이 좀 다르기에 ‘라이프스타일’이 다른 것 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넘어가다 보면 발달장애인 연기를 비장애인이 하면 어떤 시선으로 보면 발달장애 이해라는 실천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는 적고 발달장애라는 이미지만 확대재생산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발달장애인의 일상은 없고 발달장애의 특정한 이미지가 남을 뿐이죠!
영국의 한 발달장애인 인권단체에서는 공개적으로 ‘비장애인이 발달장애인 배역을 맡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들이 내놓은 대안은 발달장애 당사자가 직접 방송과 영화에 출연하여 발달장애인의 진짜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도 그랬지만 한국에서도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가 하나 둘 있는 수준이고 발달장애 당사자 연예인은 없습니다.
하긴 한국에서 성소수자 정체성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방송인 홍석천씨도 성소수자 정체성 공개인 ‘커밍아웃’ 이후 한동안 방송에서 배제당하던 것이 지난날의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정체성’을 가진 연예인이 한국 연예계에 정착하는 것이 어려운 세상에서 발달장애인 연예인 같은 사례를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진짜로 해야 하는 일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지만요.
발달장애인 방송인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단지, 그 ‘예능감’이 있는 발달장애인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서 발달장애인 방송인으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발달장애인을 가까이 더 가까이 대중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발달장애인이 미디어에서 필요할 때 그 미디어가 소화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을 찾는 것입니다. 이제는 비발달장애인이 발달장애인 역할을 하는 것에 신중해져야 할 것입니다.
발달장애인도 이제 방송에서 ‘장애를 극복한’ 이런 식의 수식어가 없이도, 그저 ‘그 사람의 이야기 더하기 발달장애’ 이런 문법으로 나갔으면 합니다. 비발달장애인은 이제 발달장애인 역할을 하는 것은 그만하고요. 발달장애인 역할은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그런데 걱정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 중에 ‘예능감’이 있는 당사자가 얼마나 있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장애를 묘사하는 것이 아닌 그냥 그 사람의 캐릭터에 발달장애가 추가된 그런 모습으로 나오는 그런 것으로.
만약, 제가 방송에 나간다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나 역사나 여행프로그램, <썰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같은 시사 예능에 나가는 말 잘하고 재미있는 사람인데 발달장애가 추가된 사람으로 묘사되고 싶네요.
앞으로는 발달장애인이 이른바 감동 다큐멘터리(실제로는 호주의 방송인이자 장애인 인권활동가인 스텔라 영의 표현대로 감동 포르노이지만)나 <사랑의 가족> 이런 것에만 보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도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개인적인 ‘깔때기’를 대자면, 저도 방송 나가고 싶어요. 연락 주실 분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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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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