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세상은 변한다··· 음성 길안내· 문자통역, 사각지대 메우는 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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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소연 작성일21-11-23 14:43 조회4,8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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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김밥집을 가야 되는데요. 출입문이 어디쯤 있을까요?” 지난달 29일 오후 5시쯤 어플리케이션(앱) ‘비마이아이즈’를 통해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시각장애인 이영준씨가 휴대폰 카메라로 한 건물을 비췄다. ‘김밥○○’이란 글씨가 쓰인 간판 아래 왼편에 출입문이 보였다. “일단 앞으로 10걸음, 왼쪽으로 10걸음 정도 걸어보세요. 손 뻗어보시겠어요? 네. 거기 문 손잡이가 있어요.”
경향신문이 만난 시각장애인들은 하나같이 실생활에 유용한 앱으로 비마이아이즈을 꼽았다. 덴마크 비영리 회사 로보캣이 2015년 출시한 이 앱은 음성기술과 영상통화 기능으로 비시각장애인이 시각장애인의 ‘눈’ 역할을 하도록 했다. 지난 7월 기준 시각장애인 32만여명, 비시각장애인 492만여명이 앱을 사용 중이다. 시각장애인은 ‘연결 가능한 자원봉사자에게 전화걸기’ 탭을 이용해 무작위로 연결된 자원봉사자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도움의 유형은 양말 짝 찾기, 지폐 구분해주기, 식품 유통기한 확인해주기 등 다양하다.
코로나19가 당겨온 비대면시대는 기술혁신과 맞물려 일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비장애인 중심의 디지털 전환은 장애인 정책의 공백을 더 도드라지게 하는 동시에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기술의 가치를 조명한다. 비마이아이즈와 같이 장애인 정책의 공백을 메우는 서비스·기업은 또 있다.
‘블라인드 스퀘어’는 음성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GPS 기반 시각장애인용 서비스 앱이다. 목적지를 찾아갈때 ‘몇 시 방향으로, 몇 미터가 남았는지’ 등의 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하여 건물 앞까지 정확히 갈 수 있도록 한다.
언어·청각장애인이 유용하게 쓰는 앱으론 ‘손말이음센터’가 있다.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원활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시간 전화중계 서비스로, 음성 언어를 문자로 변환해주는 문자중계와 중계사가 직접 수어 통역을 제공하는 영상중계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 유형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은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성으로 된 말을 문자통역사가 동시에 타이핑 하고 그 내용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문자통역 IT 플랫폼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사회적 기업 ‘소소한 소통’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 제작 사업을 한다. 2017년부터 4년간 발달장애인 이용 기관은 물론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기업 등 160여 개 기관과 함께 발달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춘 460여건의 안내서를 만들었다.
장애인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휠체어 전동키트를 만드는 ‘토도웍스’는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전동키트는 수동 휠체어를 전동 휠체어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2019년 ‘유럽 의료기기 인증’을 받고 본격 해외 수출에 나섰지만, 국내에선 제품 카테고리가 없다는 이유로 4년째 의료기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닷’은 지난달 22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사회혁신 스타트업 경진대회 ‘익스트림 테크챌린지(XTC)’에서 우승했다. XTC에서 국내 기업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닷은 촉각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닷워치’, 촉각 디스플레이 ‘닷패드’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장치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미국 교육부가 진행하는 정부 프로젝트에 ‘닷패드’ 공급자로 선정돼 2022년부터 4년간 미국 현지 모든 시각장애인 학교에 닷의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출처: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108021401001#csidxb10262065a581d2b8c0defbf81440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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